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골프장 그린피에다 회원권이 없는 골퍼들에게는 티타임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웠던 한국 골프장. 이 콧대 높던 골프장들이 10월 성수기에도 티타임이 남는 등 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데..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방구석 전문가’를 자처하는 유튜브채널 ‘흑우스토리’ 운영자는 지난 10월20일 올린 영상물에서 최근 한국 골프장들이 기업들의 접대비 축소 여파로 고객들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골프에 입문한 MZ세대들이 코로나 팬데믹 직후부터 그린피를 계속 올리며 배짱영업을 하던 골프장들을 외면하면서 신규 유입도 잘 되지 않는 점을 부수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https://youtu.be/0Ye73PzIsfs?si=LKRUY10B6xE4fKns

<“10월 성수기 텅텅" 골프장 절규하는 이유>란 제목의 이 영상물은 <골퍼들이 한국 골프장에 아주 학을 뗀 까닭은>이란 부제로 방영 2주만인 11월7일 5시30분 현재 조회수 392,349회를 기록 중이다. ‘흑우스토리’의 구독자수는 4.4만명 수준이다.

진행자인 흑우는 “잘 나가는 줄만 알았던 골프장들 최근 분위기가 180도 바뀌고 있다고 한다”며 “작년 들어 무려 전국의 75% 넘는 골프장들이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심지어 올해 매출은 더 폭락하고 있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 골프를 나갈 수 없는 골퍼들과 더불어 20,30대들이 골프장을 새로 찾으며 이용객수가 급증하던 2,3년전과는 전혀 딴판인 상황이라는 것. 이런 호황을 이용해 골프장들은 그린피를 빠르게 올려받아 영업이익률이 2,3배 늘어났다고 한다.

그는 “골프 이용객수가 2019년, 2020년대을 기점으로 그야말로 퀀텀 점프를 하기 시작햇다”며 “그 이유 중 하나는 20대와 30대초로 대표되는 MZ세대들이 골프장을 많이 찾아주었던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런 MZ세대들은 전체 이용객수의 15%에 불과해 주 소비층이 될 수 없다는 게 흑우의 분석이다. 그는 “여전히 골프장의 주 고객층은 40대에서 60대”라며 “골프는 돈을 상당히 쓰는 스포츠여서 아직 본격적으로 취미와 여가에 돈을 많이 쓸 수 없는 층이다 보니까 최근 몇년간 있었던 골프 시장의 대호황을 이끌었던 찐 주인공은 아니라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흑우는 MZ세대의 골프시장 진입보다는 기업 접대비 지출 증가가 골프장 호황의 주 원인이라고 전했다. 그는 “2010년대 들어서 1조원대 초반으로 비슷하게 유지하던 골프장에서 사용한 법인카드 매출이 19년, 20년, 21년 들어서 펑펑 뛰더니 불과 2,3년 만에 2조원을 뚫어 버렸다”며 “이제는 골프장 전체 매출에 무려 30%가 법인 카드 사용액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책 변화가 한국 골프 시장에 정말 경이로운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진행자는 이런 골프장에서의 법인카드 지출이 지난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골프장들의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작년부터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며 “이마트, SKT 같은 골프장에 법인카드 사용액이 상당히 높았던 대기업들이 칼을 빼들고 시작했다”는 것.

그는 “‘정말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골프는 개인돈으로 쳐라’라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며 이에더해 “국세청에서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법인카드를 중심으로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달했다. 또 “작지만 견실한 추가 수입원에 보탬이 되었던 MZ세대들도 러닝이나 마라톤 등 또 다른 취미를 찾아서 떠나기 시작했다”며 “이런 악재들이 겹쳐서 2023년부터 골프장의 매출 감소가 정말 심상치가 않다”고 언급했다.

흑우는 “특히 서울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들이 정말 엄청난 매출 타격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올해의 감소폭도 심상치 않기 때문에 앞으로 골프 시장 성장률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견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규진기자 guaktado@daum.net